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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ing

피봇 (사업 방향 전환) 후 2년, 세계를 향해 뛰어들어보고 느낀 점




원문 : http://blogs.itmedia.co.jp/android/2013/03/post-e40c.html

지난 주에 시리즈 B, 10억엔 투자 유치에 성공한 Metaps의 Katsuaki Sato 창업자 블로그에서. 

 

혼자 보기 아까워서 번역을 부탁드렸습니다. 

우리도 같이 보고 뜨거워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업 방향 전환 후 2년, 세계를 향해 뛰어들어보고 느낀 점

2013/03/06 사회

 

 

오늘은 사업 쪽 이야기를 할 예정이라

어플리케이션 디벨로퍼이신 분들께는 조금 지루한 내용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시리즈 B의 교섭을 통해 총 10억엔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습니다.

딱 작년 이 맘 때쯤에 시리즈 A의 교섭을 통해 약 4억엔을 조달한 뒤로 1년 남짓,

그리고 회사를 피벗(pivot, 방향 전환)하여 지금의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 수익화 플랫폼을

전세계로 확장시키는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던 때로부터는 정확히 2년이 지나 있었습니다.

(시간이 가는 건 정말 빠르네요)

 

저희 서비스가 도입된 어플리케이션의 다운로드 건 수가 전세계 통틀어 총 6천만을 넘어섰고,

사업 매상 역시 작년 한 해 동안 170배 이상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 여름 이후에 안드로이드 단말기가 급격히 보급되었던 것이 등을 떠밀어 준 격입니다.

 

이제야 겨우 사업 시작 당시에 세웠던 "안드로이드 x 아시아에서 넘버 원이 되겠다"는 목표가

달성되기 직전 단계까지 왔기에, 한 단계 높은 무대로 진출해 승부를 겨뤄보고 싶다고 생각하여

이번 교섭을 실시했습니다.

 

사실 이 사업에는 또 다른 목표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경제 국경이 사라지고 난 뒤에 일본인은 어떻게 살아가고, 또 일본기업은 어떻게

성장해야 할까. 이런 면의 역할모델을 만들고 싶다"는 무척이나 개인적인 목표입니다.

네 달 전쯤에 쓴 [벤처기업이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어려움]이라는 블로그 포스팅의 속편을

작성함으로써 제 안에서 일단락 지어두고 싶습니다.

 

자금을 조달한 뒤에는 "그냥 죽은 듯이 조용히 지내"라는 무언의 압박을 따갑게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중요한 일이라, 저런 분위기는 그냥 모르는 척 하고 블로그에 남겨둡니다.

(이것만 다 쓰고 나서 조용히 지낼게요...)

 

경제 성장도 거의 최고 한계치에 이르러서,

앞으로는 어떻게 발전해 나아가면 좋을지 좀처럼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시대임을 새삼 느낍니다.

 

해외를 돌아다니면서 제 나름대로 생각한 끝에

"외국 자본을 벌어들이는 일본인과 일본기업의 존재가 중요해 질 것이다.

내부 수요에 기대지 않는 성장 모델로 탈바꿈하는 것이 앞으로 일본에는 필요하다"는 것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탁상공론만 아무리 늘어놔봤자 이 세상은 꿈쩍도 않는다는 것은

지금까지 26년간 살아오면서 몸소 경험해 왔기에 지겨울 정도로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주제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느끼며 이걸 해결하는 것이 제 자신의 사명일 것이라 믿고서,

실증을 위해 달려보겠노라 마음 먹은 바 있습니다.

 

저는 자기들만 달랑 성장하고 마는 것보다

거기서 쌓은 경험이나 노하우를 가지고 돌아가 다음 타자에게 바톤을 넘겨주는 일.

그리고 그 흐름을 끊지 않도록 노력하는 일이 백 배는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포스팅은 피벗(방향 전환)한 시점부터 지금까지의 2년 동안 저 자신이 개인적으로 느낀 100% 사견입니다.

전세계를 상대로 겨뤄보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생각지도 못한 곳에 발이 걸려 넘어지는 일이 없게끔

참고하시는 정도로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피벗(방향전환)의 계기

 

지금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글로벌과는 전혀 관계없는 WEB 마케팅이 주된 업무였고,

당시(약 3년 전)의 저는 비행기에 타 본 적도 없는 완전히 국내에 한정된 인간이었습니다.

기존 사업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긴 했지만,

그 무렵 미국에서는 페이스북/Zynga/Groupon처럼 비교도 안 될 만큼

엄청난 성장을 하는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지금의 Square, DropBox, Evernote 랑 비슷하겠네요.

특히 페이스북과 Groupon은 저랑 나이가 별 반 차이 없는 20대의 창업자가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자리 수가 두 자리 달라...>

 

수익의 자리 수가 한 자리 다른 정도면 노력으로 어떻게든 커버할 수 있지만,

두 자리 다르다면 이건 근본적인 "뭔가"가 다른 거지요.

지금의 성장률을 앞으로 10년 동안 계속 유지한다고 해도 저 스케일에는 도달할 수 없으며,

능력의 차이보다도 가치관이나 사고방식 그 자체가 다른 것임을 느꼈습니다.

 

왜 우리 회사랑 비슷한 시기에 창업한 회사인데

우리의 100배 이상은 되는 스케일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것인지,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 이유가 너무나도 궁금해져서 "바깥" 세상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

바로 방향전환의 계기였습니다.

 

 

● 벤처기업과 우량기업의 차이

 

"바깥" 세상의 기업가나 투자가들의 사고방식과 마주하기 전까지

저는 부끄럽게도 제가 운영하고 있는 회사가 이노베이션(기술 혁신)을 노리는 벤처기업인지,

아니면 100년이 지나도 사업을 이어갈 우량기업이 되고 싶은 것인지-

이런 목표에 대한 방향성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아니 그 전에, 그 둘의 차이가 뭔지도 잘 몰랐어요. 그냥 한데 묶어서 란 느낌이었습니다.

 

벤처기업의 목적은 시장 파괴와 창조가 최우선.

우량기업의 목적은 기업의 지속성과 고용 유지가 최우선이지요.

 

우리 회사는 사실 어느 쪽도 아니었고, 이노베이션 운운하면서 "실패 안 할 만큼만" 조금씩

투자를 하면서 위험 부담이 큰 일은 거의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런 점이 형언하기 힘든 위화감이나, 불완전연소를 느끼던 원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말했듯이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엄청난 속도와 규모로 성장하던 기업들은

확실히 "벤처 기업"이자 "이노베이터" 였고,

그 기업의 창업자들은 견실한 우량기업이 되겠다는 생각은 안 하고 있었어요.

(물론 주위 사람들은 생각했을 거라고 보지만요)

실제로 회사 상장 뒤에도 안정되진 않았습니다.

두 조건을 다 갖추는 것이 제일이지만, 여기에 걸어보겠다! 싶을 때는

어느 쪽을 우선할 지가 중요합니다.

 

이대로 사업을 계속해봤자 어디로 흘러갈지 뻔하다면-

아예 여기서 우량기업을 목표로 삼는 것을 깨끗이 포기해버리고,

시장의 파괴 및 창조를 목적으로 삼겠다고 정하고 나서

바로 일본에 돌아가 경영 스타일을 180도 바꿨습니다.

엄청난 성장을 보이는 그들과 같은 시선을 가지고 제대로 승부를 겨뤄보고자 했습니다.

 

 

● "누구의" 충고를 들을 것인가?

 

20대에 회사를 경영하고 있노라면,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께서 이런 저런 충고의 말씀을 해주십니다.

"다른 사람의 충고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말이 정론이라고들 생각하시겠지요.

하지만 전 이 말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충고란 그 사람이 과거에 경험했던 실패와 성공담을 전제로 성립되는 것이므로,

사람에 따라서 천차만별입니다.

모든 사람의 충고를 죄다 받아 들이다 보면 모순된 행동을 취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본인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전혀 다른 쪽으로 가게 되는 일도 있고요.

 

저는 제가 목표로 하는 목표지점에 이미 "도달한 적이 있는" 사람의 충고만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외의 충고는 일부러 머리 속 구석으로 몰아내고 있었지요.(죄송합니다)

주위 사람의 충고라고 모두 다 받아들여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와 함께 하는가에 따라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이 형성됩니다.

보다 더 크게 성장하고 싶고 더 나은 세상을 보고 싶다면, 그런 세상에 있는 사람의 의견을 구해야 합니다.

(이 쪽을 상대해 줄지 안 해줄지는 별개 문제)

 

또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권력자라고 해서 모두가 다 정확한 예언자라고는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과거의 실적을 통해 현재 위치에 오른 것일 뿐,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그것과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 사업을 도입하기 전 단계에서 많은 분들께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벤처사업"에 대해 잘 아는 분들은 "성공하긴 힘들 테니 다시 생각해 보는 게 좋겠다"고들 하셨습니다.

어느 분은 장장 한 시간 동안 "성공하기 힘든" 이유를 설명해 주시기까지 했습니다.

 

2010년 당시에는

스마트폰이 이렇게까지 보급되어 거대한 플랫폼이 되리란 것에

상당히 회의적인 견해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전 중국 시장이나 미국 시장의 열기를 가까이에서 보고서 확신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어요.

제 자신이 믿는 쪽에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건 틀림없이 성공한다"고 입을 모아는 말해주는 사업은,

이미 누군가가 벌써 시작했거나 준비하고 있을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사업을 시작해 궤도에 오르게끔 만들었다면

자기도 예상치 못했던 미래가 기다릴 때도 있지요.

경마로 치면 만마권(적중확률이 낮은 말이 우승하여 배당금 100배가 됨)이 나오는 것 같은 이치입니다.

 

최근 퍼즐 앤 드래곤의 충격적인 숫자가 IR을 통해 밝혀졌는데,

퍼즐 앤 드래곤 뿐만 아닌 지금 스마트폰 업계에서 호조를 보이는 기업은

초기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네이티브 어플리케이션을 일찍부터 도입해서

경쟁이 치열해지기 전에 먼저 많은 노하우를 축적한 기업입니다.

저는 1~2년 전 당시의 업계 여론과 정반대되는 쪽에 투자한 이 분들이

"왜 저런 벌이도 안 되는 시장에 투자하는 거야?"란 소리를 듣지 않았을까?

하고, 멋대로 상상하곤 합니다.

 

 

● 어느 Founder(창립자·설립자)의 충고

 

이 사업을 막 시작했을 무렵, 아직 실적이 없는 B2B 사업이었기에

"대기업과 어떻게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을 지가 중요하다"는 충고를 자주 듣곤 했습니다.

저희도 사실 그렇게 생각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실은 딱 한 사람, 전혀 다른 충고를 해주신 분이 계셨습니다.

"지금 단계에 그래 봐야 시간 낭비니까, 소규모 고객의 의견에 집중하세요."라는 충고였습니다.

사실 그 분은 모 세계적인 광고 네트워크(IT 업계 사람이면 다 아는)의 창업자 중 한 분이셨어요.

 

당시의 저는 그러고 있어봐야 성장은 못 하는 게 아니냐고 생각했지만,

나중이 되어서야 그 분의 의견이 정답이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서비스 사업에는 단계가 있고, 올바른 순서를 밟아나가지 않으면 그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없다는 걸

경험을 통해 알고 계셨던 거겠죠.

그 다음부터는 본인이 몸소 실천해 보고서 하는 이야기인지, 아니면 그냥 주워들은 지식인지

잘 가려내서 충고를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밖에서 보고만 있던 구경꾼이 하는 말과 직접 다리 건너편까지 다녀온 사람의 말은,

둘 다 다리 건너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도 전혀 다른 이야기로 들리지요.

그거랑 비슷한 얘깁니다.

 

 

● 지금까지의 경영 상도가 통하지 않을 때

 

여기서 말하는 경영 상도란,

가까운 서점의 경영 코너에서 중소기업·벤처기업의 경영 전략 책에 실려있는 방법론입니다.

전략 컨설턴트들이 곧잘 알려주는 그거>요.

방향전환 전에는 이런 지식들을 흡수하기만 해도 "회사 비슷한"  게 어떻게든 형성됐었습니다.

 

처음부터 일본이 아닌 곳에서 사업을 시작해서

급속히 전세계로 보급되는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어보니,

이런 방법론은 전혀 먹히질 않았습니다... 정말 요만큼도 제대로 굴러가지 않았어요.

 

"그냥 내가 바보인가?"라는 생각도 처음에는 했지만,

위화감이 너무 심했다고 할까요...

이럴 바엔 아예 완전히 정반대를 계속 반복해보면 어떨까.

그랬더니 의외로 잘 굴러가기 시작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본인이 지금까지 본보기로 삼아왔던 경영 이론은

안정된 성장을 거듭하는 우량기업이 되기 위한 교과서지,

전세계를 향해 뛰어드는 메가 벤처기업이 되기 위한 체계를 정리해 놓은 게 아닙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잘 굴러가지 않은 게 당연했습니다.

도쿄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신칸센을 타고 가려는 거랑 비슷했죠.

 

목적지를 어디로 설정할지에 따라서 그 방법이야 달라지겠지만,

"정답"이란 없다는 것은 넘어질 뻔 하고서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

 

 

· 권한 위임, 그리고 현장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경영자가 현장을 떠나 권한을 위임·위탁할 수 있는가?"라는 것이

회사 확장의 핵심이라고들 합니다.

어느 정도 커졌는데도 불구하고 경영자 혹은 중역이 현장 가까이 있는 건 NG.

경영자는 조직 경영에 집중해야 한다고 책에도 자주 나와있지요.

 

이것은 급격한 변화가 거의 없이 완만하게 움직이는 시장을 전제로 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적어도 제가 알고 있는 사람 중 그 누구도 저런 경우는 없었어요.

 

예를 들어 스마트폰 시장에서 전세계를 상대로 승부를 걸어보고자 한다면-

시장의 변화 속도가 너무나도 빠른 나머지,

경영자가 한 3개월 동안 "현장"이나 "시장"에서 눈을 떼고

채용, 조직 경영 등에 전념했다가 간만에 돌아와 보면 완전 다른 판이 되어 있습니다.

마치 우라시마 타로(*1) 이야기 같지요.

(*1- 용궁에 초대받아 3일간 다녀오니 300년이 지나 세상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는 이야기)

 

이 때 회사를 다른 방향으로 이끌지 않으면 자멸하고 말지만,

자기 손으로 조직을 크게 나눠 분업체제로 만들어 버린 뒤라서

정작 방향을 바꾸려 해도 조직 자체가 재빠른 변화에 견디지 못하게 됩니다.

 

이런 시장의 환경은 전세계에서 여러 참가자가 나타나기 때문에 주 단위로 변합니다.

의사 결정을 단 한 번만 잘못해도, 만회할 수 없는 손실이 발생합니다.

맹렬한 격류 속에서는 의사 결정과 취사 선택의 순간이 연달아 찾아옵니다.

 

최종 판단을 내리는 경영자가

최신 정보에 가장 민감하지 못하거나 시장과 현장의 상황 파악을 제대로 못 한다면, 

방향을 정하는 사람과 책임을 지는 사람이 나눠져 손발이 따로 따로 움직이는 사태를 초래하겠지요.

이렇게 되면 사람은 반드시 넘어지기 마련이고, 회사는 당연히 망합니다.

 

변화가 판치는 시장에서 많은 나라들을 발판으로 삼아 사업을 확장시켜가는 기업의 CEO는

상품이나 시장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가진 이들이 많습니다.

그 때 그 때 제일 적합한 판단을 내리는 게 그 사람들 특기인 셈이죠.

 

그들은 회사 사원이 수 백 명 정도 되는 규모에 유저가 수천만을 훌쩍 넘긴 시점이라 해도

제품의 상세한 부분까지 파고 드는 마이크로 경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뭐, 미움 받기도 하겠지요. 민폐쟁이 라는 소릴 듣는 사람도 실제로 많은 모양이고.(웃음)

하지만, 그래도 기업의 성장은 계속될 겁니다.

반대로 급격한 변화가 거의 없는 시장에서는 조직 경영에 뛰어난 CEO가 많다고 느낍니다.

방향을 홱 하고 정반대로 돌릴 일이 적어, 이런 경우에는 관리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더 잘 맞겠지요.

 

 

· 3년치 사업계획

 

조직이 커질수록 사업계획 · 예산계획 같은 것이 생겨, 이를 중심으로 돌아가게끔 조직 내 규칙이 통일됩니다.

이 사업계획이란 게 아주 희한한 녀석이라, 새로 사업을 시작할 땐 꼭 그 계획대로 굴러가지 않지요.

 

사업계획은 "시장이 존재한다"는 걸 전제로 세우기 마련인데,

벤처기업이 도전하고자 하는 사업은 "시장이 존재하는지 어떤지"를 확인하는,

혹은 "시장 그 자체를 만드는" 절차라서 우선 이 전제가 제대로 성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목표를 정하는 거야 문제될 게 없지만,

차라리 이 시기 동안에는 "성장의 드라이버(=원동력)"가 어디 있는지를 찾는 편이 100배 더 중요하고,

그 외의 나머지는 모두 그 다음 일이라고 봅니다.

 

일단 성장의 드라이버만 찾아내면 그걸 토대로 정밀도 높은 사업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예산계획이나 사업계획에 얽매이는 바람에 궤도 수정이 불가능해지는 것이 더 무서운 일이지요.

"3년치 손익 계획표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어떤 사업에나 다 해당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빨리 돌아가는 시장에서는 3년치 사업계획이란 나침반 정도로만 여길 뿐,

자동차 내비게이션이나 구글맵처럼 여길 순 없는 법이죠.

 

 

●큰 것, 많은 것은 마냥 훌륭한가?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여러 가지를 "늘리는" 작업이 많아집니다.

물론 사람 손이 부족해질 테니 사원도 늘려야 할 것이고, 수익도 점점 늘어가겠죠.

고객의 요구도 다양해지므로 기능도 점점 추가될 겁니다.

경영자 본인은 회사가 커져가는 모습이 눈에 보여서, 기분도 좋아질 거고요.

 

하지만, 세계적인 회사로 키워가고 싶은 경우에는

"큰 것"과 "많은 것"이 결코 좋기만 한 건 아니라는 것이 현재의 제 의견입니다.

 

회사가 커지면 초점이 흐려질 때가 많습니다.

또한 앞서 말했듯이 조직화 · 효율화의 압박감은 점차 커져서 갈수록 재빠른 판단이 힘들어집니다.

어느 틈엔가 알지도 못 하는 기획이나 추가 기능이 멋대로 추진되질 않나,

분명 회사 확장을 위해서 사람을 늘렸던 것 같은데, 잉여 인재가 된 이들에게 일을 주고자

목표도 정해지지 않은 요상한 기획이나 부서가 팽창해가질 않나.

 

여기다가 해외 지점이 얽혀오면 훨씬 더 귀찮아지죠.

모든 사원과 얼굴을 맞대고 의사소통하는 게 완전히 불가능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완벽하게 계획되어 바늘처럼 정교하게 다듬어진 제품이 아니면

사원들도 고객에게 우리 회사 서비스의 특징을 전달하기 어렵습니다.

 

모두에게 좋은 길이라며 다양한 쪽에서 기능을 늘린 뒤 수습하기 어려워지자

쓸모없는 것들을 얇게 도려내어 회생하는 경험을 몇 번인가 했습니다. 

그 뒤로는 팽창의 역학이 작용하는 와중에도

얼마나 심플하게 혹은 담백하게, 제품과 조직 모두가 유지될 수 있을까

하나의 가치 판단 기준으로 삼았고, 마치 문화처럼 여기게 되었어요.

"이익의 숫자가 커지더라도 조직은 얼마나 작게 만들 수 있는가, 작게 유지할 수 있는가"가

훨씬 더 어렵다는 걸 느꼈습니다.

 

수백명에서 수천명이 몸담는 대기업쯤 되면야

위험할 일도 없으니 무슨 분야든지 다 도전해봐도 좋겠지만,

작은 회사일 경우에는 프로젝트가 하나만 실패해도 어마어마한 타격을 받게 됩니다.

(까놓고 말하자면 망하겠죠)

저는 지금도 '뭘 할까?'보다 '뭘 하지 말까?'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 항상 의식하고 있습니다.

 

 

● 완전한 에서 시작해야 더 비약할 수 있다

 

"얘가 뭐래" 하는 태클이 들어올 것 같지만, 이것만큼은 확신합니다.

[돈/사람/물건/노하우/시간] 중에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는 경우에 훨씬 더 크게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

이게 제 지론입니다.

 

물론 저게 다 있으면 편하겠죠.

그러나 이미 자기 손 안에 리소스가 존재하는 경우,

그걸 어떻게 제대로 활용할까라는 생각에 옴짝달싹 못 하게 됩니다. 

현재의 강점은 미래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가진 게 아무 것도 없으면 새로운 아이템이나 다른 사람이 생각도 못한 방법을

공부해서 머리를 짜내야 하지요.

(전 이걸 울트라 C급[*2]이라 부르곤 합니다(웃음))

[*2-체조 기술의 난이도. 원래는 C까지 있다고 함]

 

스마트폰 업계에서 히트를 친 기업을 보면,

베테랑이 아닌 신입 참가자이며 無에서 시작해 실제 유저나 고객이 원하는 것을

솔직히 찾아보고자 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실패한 사람들을 보면, 과거 폴더폰 시대의 노하우나 자산에 매여있는 것처럼 보였고요.

 

제 경우, 전혀 다른 광고업계 사람이었고 지금 같은 위험성도, 특정 스타일도 없었습니다.

아마 다들 예전 직장의 인맥을 활용해 예산 활용을 부탁해두면

큰 위험부담을 짊어지지 않아도 먹고 사는 데에는 문제 없을 겁니다.

(예전 직장이 없는 저는 구사 못 할 기술이네요.)

아무 것도 없기에 머리를 쥐어짜서 아이디어를 내고,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에 내가 원하는 인재를 찾아 모으려고 달려 다닙니다.

 

신입 참가자일 경우, 업계의 만연한 습관과도 동떨어져 있으므로

선입견 없이 고객 및 유저에게 있어 가장 좋은 가치 창출을 해낼 수 있습니다.

이런 장점은 앞길이 막막해졌을 때 엄청난 저력을 발휘해 주지요.

 

 

● 어쩌지도 못할 때는 "좁힌다"

 

서비스를 개시한 것까진 좋았지만, 그대로 별 탈 없이 궤도에 오르는 경우는 드뭅니다.

대부분 어쩌지도 못할 시기에 당면하게 됩니다.

손님이 없어, 커넥션도 없어, 영업하러 가도 내 얘기를 들어주지 않아, 유저는 금방 이탈해버려 기타 등등.

사업은 (야구로 예를 들어) 10번 휘두르면 9번을 실패합니다.

그렇다는 건 즉, 타율 5할을 넘는 건

사업의 천재거나 혹은 지나칠 정도로 조심성 있는 사람이란 얘기지요.

 

뭘 어쩌지도 못할 때는 그저 "좁힙시다".

판을 너무 넓게 벌려놓으면 본인들의 존재감을 알리기도 벅찹니다.

시장을 좁혀서 활동영역을 자기 의사로 좁히고,

그 영역 안에서 백전백승이 가능할 레벨이 될 때까지 서비스나 노하우를 발굴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이외의 승부는 모두 포기합니다. 부전패를 거두면 돼요.

 

한 영역 안에서 세계 최고의 레벨까지 올렸다면,

그 무기를 돌파구로 삼아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활동영역을 좁히고 나면 시장 규모가 작아진다는 불안에 사로잡히지만,

한 나라에서 작다고 생각되는 시장일지라도 전세계가 그 대상이라면

실제 그 규모는 막대합니다.

 

 

● 실패를 재빨리 "해치우자"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면, 반드시 부정적인 의견을 접하게 됩니다.

"무리야", "관두는 게 좋을 걸?" 등등.

이건 어떻게 보면 반사적인 반응 같은 건데, 새로운 일을 시작함에 있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길입니다.

물론 이 쪽에게 조소를 보내거나 의심쩍은 눈초리로 쳐다보는 건 일상다반사에요.

(요즘은 아주 약간 나아졌어요(웃음))

 

묵묵히 일을 계속 하다 보면 100명 중 한 사람 정도는 흥미를 보이며 도와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을 하는 움직임을 멈추면 1/100명과 만날 확률은 0%가 되지요.

 

그러니까 초반에는 실패를 하더라도 어떻게든 재빨리 "해치워버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성장의 드라이버(원동력)"는 운 좋게도 한 번에 손에 넣을 때도 있지만,

100번을 시도해도 단 한 번도 조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드라이버를 발견하지 못한 채 자금이 동나거나, 사원들의 의지가 꺾여버렸을 때-

회사 생명은 끝나고 맙니다.

수많은 Try & Error를 계속해서 시도하고, 이를 찾아낼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을지 어떨지. 이것이 성공을 향한 열쇠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 사업을 시작했을 무렵에는 3일에 한 번 전략을 바꾸곤 했습니다.

해보고서 안 되겠다 싶으면 바로 다른 방법을 시도한다.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조령모개도 개의치 않는 거죠.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일의 방향이 바뀐다고 해도, 뭐 어때요.

제품과 시장은 좁히고, 전략과 방법은 확대시키는 Try & Error를 계속 반복하는 겁니다.

 

 

● 지금 어디쯤에 있는지 의식하지 말 것

 

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사고방식에 부정적입니다.

"프로그래밍이 특기에요", "프레젠테이션을 잘 해요", "영어는 잘 못합니다" 등등.

지금 자기가 할 수 있는 일 안에서 가장 괜찮은 대답을 찾아 봤자,

발견하는 것은 예측할 수 있는 "그저 그런" 미래 뿐 입니다.

현재 자기 강점이라 내세웠던 것이 살다 보면 아무 것도 아닌 게 되곤 하죠.

장점과 특기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꼼짝도 못하게 됩니다.

 

일단 전제 요소를 전부 치우고 머리 속을 깨끗하게 비운 뒤,

"언제까지 어디에 도달하고 싶은가" 를 정하고 나서

거기까지 다다르기 위한 여정을 찾는다.

손해와 이득을 계산기를 두드리며 계산하는 것보다,

상상만으로도 황송한 미래, 다리가 풀릴 정도로 엄청난 일을 골랐을 때

훨씬 더 얻은 게 많았습니다.

 

그것이 실현 가능한 목표인지 아닌지는 자기가 정하는 거지, 다른 사람이 정하는 게 아닙니다.

상상하는 건 자유에요.

 

 

● 몇 번이고 반복되는 "왜 일본에서는 애플이나 구글 같은 기업이 안 생기는가" 논쟁

 

일본 IT 업계에서 계속해서 거론되는 논쟁의 주제는 이겁니다.

신문이나 잡지의 컬럼에도 자주 등장하지요.

최근에는 식상하게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겁니다.

인터넷에서도 하루에 한 번쯤은 꼭 화제로 등장하더군요.

 

미국의 자유로운 교육 덕분이라던가,

천사 같은 투자가가 만들어 내는 에코 시스템이 성립되어 있기 때문이란 이야기도 유명합니다.

또 실리콘 밸리 기후가 발명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전세계의 우수한 기술자들이 다 모여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고, 아주 다양하죠.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런 현황에는 10년이 지나도록 변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 역시도 저런 기업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이 테마에 대해서 창업한 뒤로 계속 생각해 왔고,

전세계를 대상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마음 먹은 뒤부터는

한층 더 강하게 의식하며 고찰하게 됐습니다.

 

미국과 일본을 비교해봤을 때-

인구 수 차이는 있어도, 재능의 우열이 있다고 생각하긴 어렵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전례가 없을" 뿐이란 겁니다.

이런 근소한 차이만이 존재한다고 봅니다.

 

전례가 없을 경우에 사람들은 좀처럼 "기적"을 믿지 못하죠.

눈 앞에서 몇 번이고 기적을 보고 나면, 그건 "당연한 것"이 되고 맙니다.

 

외국에서 만난 젊은 창업자가

모 유명 WEB 서비스 회사의 창립자는 자기 대학교 동창이란 얘기를 하더군요.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런 것이 당연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내 주변의 일상 속에서 그런 "기적"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있다면,

"다음은 내 차례군"하고 느끼게 되겠죠.

몇 번이나 기적 같은 일을 목격하고 있노라면 그런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될 것입니다.

그럼 그 기적의 가능성에 걸어보겠다는 사람이 나타날 거고,

이에 동참하고 싶은 우수한 인재도 모이겠지요.

에코 시스템이란 이 기적이 확실해지면서 무한히 반복된 결과인 겁니다.

 

① 어떠한 이유로 선행사례가 생겨,

② 그 사례가 인간의 의식에 영향을 주고

③ 기적이라고 일컬어지던 것이 현실로 바뀐다.

 

이후부터는 ②와 ③의 무한 루프가 견고한 가치관을 형성하여

현실이 고정되어 가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이끌어감.

일단 ①의 전례가 중요한데, 이게 끊기지 않고 연속해서 발생한다면

나라를 불문하고 똑같은 현상이 생길 거라고 생각합니다.

 

북미권 사례를 본받기 위해 똑같이 베끼려고 노력해 봤자

언어나 문화권이 다르므로 완전히 같게는 굴러가지 않겠지요.

일본은 일본 나름의 독자적인 성공사례와, 전세계를 상대로 승리하기 위한 노하우를 축적해서

서로 공유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 규모를 핑계로 삼지 말자

 

①단계의 첫 걸음을 누가 내딛을 것인지.

전 여기서 회사가 크든 작든, 개인회사건 법인회사건 전혀 관계 없다고 봅니다.

기적이란, 다른 사람의 기대치를 훨씬 넘어섰을 때 일어나는 현상의 명칭이기 때문입니다.

 

몇 천명쯤 되는 사원들이 몸 담고 있는 수천억엔 짜리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일만 반복하며 타성으로 이어가는 경우가 있다면,

막 창업한 회사인데도 정말 가치 있는 훌륭한 일에 참가하는 소수정예의 기업이나 개인도 있습니다.

 

오히려 작은 회사 쪽이 처음 기대치가 낮기에 더 상상을 뛰어넘기 쉬운 게 아닐까요.

첫 "기적"의 전례가 될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런 계기를 만들고 싶어서 사업을 계속해 왔습니다.

 

사람들은 어디로 갈지 그 방향을 찾지 못할 때, 무의미한 서로의 발목잡기 경쟁이나

파벌 싸움 등을 하게 됩니다.

얼마 전까지는 무척 진취적이었던 기업이 사내정치나 파벌로 인해 썩어 들어가는 것도

바로 기업 전체가 가야 할 방향을 가늠할 수 없게 되었을 때입니다.

그건 일본이라는 "나라"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 세계화의 영향을 받기 쉬운 시장 안에서, 도태가 시작될 것이라 예상됩니다.

스마트폰 단말기 업계에도 새로이 뛰어든 수많은 기업들이 있었으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애플과 삼성, 이 두 회사만이 흑자를 내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오늘(3월 6일), 샤프가 경쟁사였던 삼성에게서 자금 출자를 받아내고 있었죠.

세계화는 이긴 놈이 다 가져가는(winner takes it all) 시대라고도 말할 수 있겠어요.

 

단순 노동에 있어서는 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쪽으로 옮겨가는 게 당연하고,

국내에서도 급여 수준이 싸고 우수한 인재를 해외에서 채용하는 분위기가 점점 강해져서

"자기가 할 수 있는 건 뭐든 하는 사람"의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금 일본은 빈 말로도 정치가 제대로 굴러가고 있다고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이들(정치가)이 현재의 폐쇄감을 날려버릴 리더십을 가지고 있을 거란 생각은 죽어도 못 하겠어요.

여기서 과거에 얽매일 일이 없는 신흥기업이 저 기적을 향한 첫 발짝을 내딛지 못한다면,

이제 더 이상 이 나라에는 위험 부담을 안고도 선행사례가 될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업 방향 전환 후 지금까지 2년 동안 제가 배운 건 이런 겁니다.

 

앞으로 승부를 겨룰 사람들과 여러 가지를 공유하게 되고 그 안에서 성공사례가 생겨난다.

그리고 그 노하우는 공유될 것이며 계속해서 계승되어 갈 것이다.

지금까지 연달아 일어난 적 없던 일이 연속해서 일어나면 그게 이제 보통이 된다.

 

처음에는 아주 조그만 계기였어도, 계속해서 흘러 가다 보면 커다란 조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안전선 안에서 당연한 해설만 하는 [평론가]가 아닌,

위험지역 최전선에서 실황 중계하는 [선수]이고 싶습니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지금껏 저런 분들께 중요한 힌트를 얻었기에

지금 위치까지 온 거나 다름없습니다.(매번 폐만 끼치고 있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차례가 됐는데도 쫄랑쫄랑 용돈벌이나 하면서

일시적인 우위나마 지켜보겠다고 입을 꾹 다무는 짓은 못하겠습니다.

 

숨을 거두는 순간,

오늘 집에 돌아가서 자고 내일 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없다"는 걸 깨달으면 나는 뭘 느낄까.

이런 생각을 자주하곤 합니다.

그 때쯤 100조엔의 자산을 가진 세계 최고의 부호가 되어있어도 아마 그걸로 만족하진 않을 거고.

그런 것보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별 수 없지 뭐"라는 말로 매듭지어버리고는,

보고도 못 본 척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걸 후회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상한" 걸 "이상하다"고 말하지 못 하고, 아무 행동도 하지 않게 되면

인간도 사회도 나라도 끝장이에요. 그건 살면서 죽어있는 거나 다름없다고 봅니다.

 

살아가면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 수는 한계가 있으므로,

이제부터 한 걸음 내딛고 싶어하는 사람, 이젠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사람을 위해서

문장으로 정리해 남겨둡니다. 저도 계속 그랬습니다.

지금은 정말 조금씩이긴 해도,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미래는 예측할 수 없지만, 한 단계 위로 올라갈 수 있을지 어떨지-

앞으로 직접 가서 시험해 보고 오겠습니다.